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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글쓰기는 꽤 오래 걸렸다. 원래 글을 빨리 쓰는 편이 아니지만, 유난히 힘들었다. 책상에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추석이라 그에 맞는 글 쓰려고 마음에 담아 두었는데, 가족에 대한 글 쓰겠다고 예고도 해놓고.. 연휴 끝나기 전에는 올리려고 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그리움이 밀려와서 글쓰기가 어려웠나 보다...아버지에 대한 글이어서 그랬나 보다...

추석이 되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초등학교때 돌아가셨으니 너무도 오래전 이어서 색바란 흑백 사진 같은 흐릿한 몇 장면 있을 뿐인데..그 중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것은 박하사탕의 추억이다.

우리 집은 작은 바닷가에 있었다. 얼마 전 전국을 강타한 태안반도 기름 유출사건의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그 곳엔 기름이 오지 않아 전국의 많은 사람에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위안을 주었던 곳, 몽산포 해수욕장이다. 마을이 작다보니 학교도 작았다. 한 반 아이들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래도 방학식에 나눠주는 성적표에는 등수가 항상 적혀 있었다.

어느 해 던가, 나는 1등을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날마다 해변에서 뛰어 놀다가 시험공부란 것을 했고, 친구들은 계속 뛰어 놀았다. 성적표를 들고 집에 가는 길은 정말 신났다. 만나서 함께 가는 막내 여 동생은 7등, 바로 밑 남동생은 14등... 반에서 거의 꼴찌였다.

아버지는 우리 모두를 앉혀놓고 성적표에 도장을 찍으신다.
먼저 나를 보시더니 잘했다. 공부를 잘했구나...여기 상이 있다. 커다란 사탕 하나를 주셨다. 너는 1등했으니 사탕하나 먹어라. 시골에선 구경하기 어려운 아주 커다란 박하 사탕을 상으로 받고 나는 신났다.

여동생의 성적표를 보시더니 너도 잘했다. 7등 했으니 너는 사탕 7개 줄께..1등은 하나, 7등은 일곱 개, 계산하기도 쉽구나..

우리 가족은 모두 놀랐다. 고개 숙이고 있던 남동생은 혹시하며 설마하며 더 놀랐다. 바닷가 백사장과 몽산포소나무에서 늘 뛰어 노는 아이에게도 그건 너무나 간단한 산수였으리라..
너도 잘했다. 14등은 사탕 14개다.

그리곤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다 기억나지 않지만..사람은 모두 귀한거다. 기분좋게 살아야 한다. 자신감으로 살아야 한다. 아마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1등했으면 그걸로 기쁘고, 14등 했으면 사탕이라도 많이 먹어야 기쁘고...

동생은 하루에 하나씩 사탕을 먹었다. 동네 친구들은 그걸 그렇게 부러워했다. 마치 상장인 것 처럼  자기 성적표를 흔들어 보이는 그 모양은 우스웠지만..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running log :
9월 12일 (22Km / 2시간 30분 ) 힌국에 돌아온 다음날, 여행 피로를 끊으려고 최장거리를 달리다.
9월 14일 (10Km / 9분 40초) 10K의 새로운 기록, 10분 벽을 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