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꼬리와 다리 뼈를 정리하면서 내가 한마디 했지요.
-나는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다. 

오래 전에 먹었던 소 가죽도 생각나고, 천엽과 곱창은 원래 먹는 거니까 편하게 한 말이었는데, 이 말이 그만 확대 재 생산되었습니다. 소 머리를 먹는 걸로 의견 일치되었어요.

킴 가이거가 했습니다.
- 미국도 서부시대에는 다 먹었을거다.

도축을 도와준 Nick이 말했습니다.
닉은 미국의 북부 지역 농장에서 살았는데, 뭔가를 먹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먹은게 소머리인 것 같다.

일이 끝나면 땅에 묻기로 한 내장 속에서 소 머리를 가져왔습니다. 어떻게 요리할지 몰라서 여러 가지를 넣었어요. 마늘,생강,허브,커피를 바닥에 깔고 소 머리를 넣었는데, 그릇이 작았습니다. 튀어나온 코를 자르고, 아래 턱도 잘라내고, 냄비 크기에 맞췄습니다. 미국 가정에서 그런 요리는 처음 해봤다네요. 아이들도 구경하고 기념 사진찍고...

끓는 냄비를 쳐다만 볼 수 없어서 이것 저것 뒤적이다가, 혀 바닥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소 혀가 어른 팔뚝만 하더군요. 요리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포기하고, 일단 삶고, 껍질을 벗기고, 냉동고에 넣었습니다. 언젠가 방법이 있겠지요. 냄새를 참느라고 아내가 고생 많았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소 생각하지 말자. 특히 소 혀 바닥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자'고 다짐했는데, 농장 주인인 킴 가이거가 혀 바닥이 하나 더 있는데, 먹을 거냐고 하더군요. 그냥 보냈습니다.
오후에 만났는데, 간도 있다고 하네요. 하도 진지하게 말해서 나도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괜잖다고. 다행히 곱창과 천엽까지는 이야기하지 않더군요. 실제로 내장까지 먹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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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잡는 구경-아이들은 창고안에 있습니다.

1997년, YWAM  열방대학 웍샵이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국제적인 사역 리더들이 참석했지요. 모임 장소 근처인 곤지암에 소머리 국밥 집이 많습니다. 국제 YWAMer 여러 명이 창문에 그려진 소 사진만 보고 우루루 들어갔고, 안내하던 한국인 간사가 소머리 국밥으로 통일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맛 있었답니다.

열심히 먹다가, 갑자기 한 사람이 물어봤어요.
-What is this?

국제 YWAM 리더들을 안내하느라 긴장하며 먹던 간사가 당황했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어 단어를 나열했어요.직역이죠. (소...머리...국밥!)
- This is....Cow.....Head....Soup....and Rice!!!

모두 수저를 놓았답니다. 자기가 말하는 영어를 알아듣는 것을 신기해 하면서, 또 말했습니다.

-...and...Original.
창문 너머 식당 간판이 크게 보였거든요. 원조 소머리 국밥.

너희가 먹을 만한 짐승은 이러하니 곧 소와 양과 염소와....
( 신명기 14:3)
win the campus, win the family, win the nations!

running log :
12.1 날씨가 추운날 달리기 1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