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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을 즐기는 노인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대회에서 직접 경험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칠십세 이상인 분만 가입할 수 있는 마라톤 동호회로 칠마회가 있는데, 회원 한 분이 100번째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다고 진행 본부에서 안내 방송하더군요.

77세인 칠마회 회장님은 마라톤 풀코스를 300번 완주했답니다.  88세 되신 분도 풀코스에 참가하셨습니다. 정말 놀라운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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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마회 석병환 회장님- 풀코스완주 300회!

그 분들은 그 분들이고,  대회에 처음 참가한 나는 30Km 구간을 여전히 꼴찌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무의식(?)중에 들은 말, 어머 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 끝났나봐의 충격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옷의 중앙에 달려있는 마라톤 대회 참가자 표시만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보기에도 너무 커 보이고..옷을 뒤집어 입을까? 배번을 떼어 버릴까? 그러면 자원 봉사자들이 경기 참가자인 것을 모를텐데,나에게도  물을 줄까? 급수대마다 일일히 설명할까? 나도 대회 참가자인데, 글쎄,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어머, 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 끝났나봐 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참가자 표시를 떼 버렸는데, 물 좀 주세요....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그렇게 풀코스의 고비인 30Km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뜻밖에 쉽게 회복되었습니다.

아주 천천히 달리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이더군요. 바다의 날 기념 런닝복을 입은 걸 보니, 대회 참가자가 분명한데, 뒤에서 보기에 조금 이상했습니다. 우선 정상 속도가 아니었습니다.지금은 내 앞에 있지만, 이렇게 계속 달리면 조만간 추월할 것 같더군요. 나보다 속도가 느린 참가자를 처음 만났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나이 많은 노인인데, 칠마회의 전문 마라토너는 아니고, 대회 3번 째 참가한 초보자였습니다. 왼쪽 다리에 심한 근육통과 함께 자꾸 쥐가 나서 아주 힘들다고 말하는데, 표정은 밝았습니다.

도저히 추월할 수 없어서 아주 천천히 5Km 정도를 함께 달리면서 인생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마라톤에 좋은 음식부터 시작해서, 마라톤 예찬론을 장시간 듣고, 나는 복음과 교회 생활을 소개하고.. 결국 그 분은 앰블란스로 회송되었고, 나는 또 다시 혼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힘들어 하는 노인 어른을 돕기위해 함께 달렸지만, 오히려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달렸는데, 누군가 함께 한다는 그 자체가 힘이 되었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30Km 구간을 아주 천천히 달린 것이 완주의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끝났나봐 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running log
6월 18일 : 피트니스 클럽 근력 운동과 4Km 스피드 달리기
6월 20일 :  피트니스 클럽 근력 운동과 4Km 스피드 달리기
6월 21일 : 학의천 10Km를 기분 좋게 달리다.